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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영상

[애니] 허니와 클로버 1기

몸살이 나서 GG치고 결근을 했다.
한참을 자고 나른한 오후에 일어나서 습관적으로 부팅 스위치를 눌렀다.

'무얼할까.'

곰플레이어 아이콘을 더블클릭하고, 어제 돒님께 다운받은 허니와 클로버를 보기 시작했다.

'아..'

왜 이걸. 이제야 알았을까.




 
주인공인 타케모토가 어릴 적 자전거를 타며 품었던 의문점으로 시작되는 이 드라마는,
어른이 된 타케모토가 그 의문점을 해결하고 돌아온 현재를 보여주며 화면은 어두워진다.



 학교까지 도보로 10분 걸리는 지은지 25년된, 3평짜리 방세가 3만 8천엔 벽이얇아 소리가 다 들리고 깡통으로 인터폰을 대신할 수 있는 아침 햇살이 눈부신 동향인 숙소. 어김없이 돈다발을 뒷주머니에 꽂고 나타난 모리타가 사온 엄청난 고로케로 인해 숙소는 북적거리기 시작한다.

12일간 사라져 알바를 하고온 모리타는 폐점 5분전 초폭탄 세일을 기다려 엄청난 양의 고로케를 사서 나타났다. 학점 펑크로 인해 유급을 당해 7학년의 위기에 처한 모리타는 타케모토에게 모닝콜의 막중한 책임을 부여하고 그대로 뻗어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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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이 숙소가 아니고, 도쿄에 있는 한 미대이다. 엄청난 재능이 있으나, 그 재능을 자신이 필요한 곳에만 사용하는 모리타는 엄청나게 엉뚱한 케릭터지만 등장 인물 중 맏형인 만큼 간혹 그의 알 수 없는 깊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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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런 그의 진지한 표정도 좋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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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나 이런 그의 모습이 더 좋다 .ㅋ(나는 모리타 편애쟁이)

 모리타의 사랑스러운 표정은 이 밖에도 정말 너무 많지만 다 하자면 끝도 없고..
한 개만 더 붙이자면 그는 엄청나게 돈에 집착하는 스타일로 돈이 걸린 일이라면 좀 어이없지만 손해를 보더라도 못 얻은 이득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만날 줄알아!!" 라며 절규하는 ㅋ 이 표정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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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현금을 좋아하는 그이는 모카데미의 상금인 4억엔을 현금으로 챙긴 ㅋㅋ
이런 그의 작품들은 '의외로 대단하면서 웃긴' 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것들 (평범한 것은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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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으로 그림 몽롱체의 용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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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작품일 뻔 했던 마초상 ㅋㅋ  (졸업작품 제출을 못해 그는 결국 전설의 8학년이 된다. 설마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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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데미 시상식에서 스페이스 타이타닉의 시각효과상을 탄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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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가드에 의해 끌려온 병실에서 사과깎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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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졸업작품인 순금 환조 ㅋㅋ 얼핏보면 모카데미 시상식의 트로피 같지만 ,트로피가 아닌 그 트로피의 짝퉁버전이자 리틀마초상이랄까.ㅋ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 하지만 겨우 줄 수 있게 됬어. 받아줄테야 영감?' 이란 진지한 멘트를 날리지만 암튼 엄청 웃겨버린 ㅋㅋㅋ 결국 졸업을 할 수 있었다는..
(졸업 후가 더 엄청나지만 푸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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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구미는 엄청난 재능을 가진 하나모토 교수의 사촌동생으로 엄청나게 작은 체구를 갖고 있어 모리타에게 '난쟁이족'으로 놀림받으며 구박당할 정도이지만,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큰 걸출한 작품들을 만들며 여기저기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작품을 의뢰받는다.







 시골에서 살고있던 하구를, 그녀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보호자가 없어지자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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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질을 더 키워줄 겸 도쿄로 데리고 온 것이다. 그는 하구만 생각하면 반짝이가 날라와 박히는 완전 팔불출 같은 느낌이지만 역시나 나였더라도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늘 이런표정;;)

 잠시 일 때문에 얼마간 떨어져 살았던 적이 있었다. 한 1년간인가? ㅋㅋ 그 때의 하나모토는 완전 폐인모드였다. ㅋㅋ
하구~~ 를 울부짖으며 절규했던 그의 모습은 ㅋㅋ
 동영상 캡쳐는 능력상 할 수 없었으니 꼭 보시길.. ㅋ






모리타는 그녀를 엄청나게 괴롭히지만 그것은 일종의 삐뚤은 애정표현으로 타케모토와 삼각구도를 이룬다. 간간히 그녀를 떠올리며 멍해지는 그의 달콤한 표정과 그리운듯한 그의 쓸쓸한 모습은 역시나 사랑에 빠진 남자라고 밖에 할 수 없다 (-_ㅠ.아.)

그래도 초반 그녀와의 만남은 -_- 이런 괴롭힘의 나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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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야마는 타케모토를 보며 하구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생각하지만, 모리타 역시 그녀에게 한눈에 반한게 아닐까.. (비록 난쟁이 족이라 놀리고, 작품을 만들고, 웹사이트 까지 만들어 돈벌이를 하긴 했지만.;) 뭐, 그래도 모리타는 그녀를 위해 또 묻지마 알바를 해서 그녀가 갖고 싶어했던 엄청나게 비싼 구두를 (현금으로 계산하고) 그녀에게 선물하며 화해를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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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는 또 이모냥

(하나모토는 또 이모냥인 ㅋㅋ)

 타케모토는 처음 그녀의 작품을 보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갖기 시작한다. 무작정 미대에 왔던 자신을 돌아보고, 고민하며, 방황한다. (로코코 양식의 베르사유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도? ㅋ)
허니와 클로버 2기는 이런 타케모토의 방황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또 그에게 방향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게운한 느낌을 준다. (타케모토는 자전거 여행 후 남자가 되어 돌아온다 -_ㅠ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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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에서(4학년임에도 동아리 가입전단지를 받는다는) 남자로 후후후훗=_=+ (살이빠져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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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야마와 야마다(아유)의 이야기는 꼭 내 얘긴 것만 같아 속상하고 씁쓸해서 별로 다루고 싶지 않다.ㅠ
아유의 짝사랑을 달래주고 ,위로해주고 들어주는건 모리타의 몫. 울고있는 아유에게 '그렇게 몸에서 물을 빼버리면 말라버릴껄' 이라며 이온음료를 권하고, 두사람이 이야기할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
(내 블로그만 보고 원작을 못 본 사람은 모리타가 주인공인 줄 알겠찌;;)

 마야마에게 발견되는 독특한 점이라면 엄청나게 바쁘더라고 자기를 빼고 모임을 갖는 걸 못견디게 싫어한다 ㅋ. 나도 좀 더 어렸을 땐 그런 경향이 심하게 있었는데 많이 버렸달까. ㅋ 정말 힘들다. -_-
여기저기 다 참가하려면;; ㄷㄷ 이젠 여기저기 어디에도 안가고 집에 있는달까;; (이것도 안좋지만;)

 아유는 역시 짝사랑을 하면 시인이 된다고 했나. 그녀의 대사는 주옥같다 -_ㅠ.
 

포기라는 건 어떻게 하면 되는 걸까.
포기하기로 결정하고 그대로 행동하는 걸까?
자신의 진정한 마음에서 반대로, 반대로..
그러면 언젠가 그 갈색 머리 향기도, 차가운 뺨의 감촉도, 셔츠 입은 등의 따스함도
전부, 전부 사라져 없어지는 날이 올까
이렇게 아픈 마음도 전부, 전부..

흔적도 없이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일부러 일을 만들어 놓고는
만날 것만 같은 곳을 몇 번이나 지나갔다.
정말 잠깐이라도 모습을 보고싶어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거절 당했다고 그렇게 쉽게 싫어지지는 않아.
그리고 이런 마음은 사귀지 못한다고해서
쉬리릭 쉽게 사라지는 간단한 게 아니잖아.


왜지, TV나 잡지에서
사랑은 즐겁고 행복한 색깔을 띤 채 늘어서 있는데,
나의 사랑은 어째서 이렇게 무겁고 못났을까..
나 자신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은
내가 아닌 누군가의 불행을 바라는 마음과
동전의 양면처럼 세트인 경우가 있는 것 같아
그렇다면.. 그럼 난..
대체 무엇을 바라면 되는 걸까.


 사랑얘기가 나와서 잠깐 언급을 하자면 하구와 타케모토, 모리타의 사랑은 모랄까..설명하기 어렵다. 모리타는 평소에도 마음을 잘 드러내놓지는 않지만 문득문득 드러나곤한다 하지만 타케모토가 없기 때문에 기회가 있음에도, 하구에게 다가가지 않는다.(베이비 키스는 해버렸다는 거) 타케모토의 표현을 빌자면 손바닥 위에 모든 것을 올려놓고 쥐지 않는달까.. 타케모토 또한 하구의 마음이 모리타에게 기울고 있음을 알면서도 조급해하거나, 다가가려고 하지 않는다.
 
 하구의 사랑은 아직 어려서. 어떤 것이 사랑인지, 그 마음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른다.

 모리타와 함께 한 하루.

즐겁지 않았어, 하나도 즐겁지 않았어
걸음을 따라가기가 바빠서 다리도 아프고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말을 못해서 가지도 못하고
뭘 사고 싶었는지도 기억이 안나고 말도 못 꺼내고
어쩐지 빨리 돌아가고 싶었어 그런거 싫어.

하구의 말에서 그녀의 마음은 모리타에게 가있다는 것을 어른들은 알지만. 하구는 알지 못한다.
조금은 어설픈, 그녀의 첫사랑이기 때문에. 풋풋한 사랑일꺼다.

    하지만 글세,, 정말로 어떤게 사랑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 사람 앞에서 땀을 흘리는 것 조차 부끄러웠던 나의 모습이 정말 사랑에 빠진 모습인지,
아니면 함께 웃고 편하게 마주보며 식사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이 나의 사랑이었던 것인지..
그건 나도 아직 잘 모르겠다.





이들이 모여 술을 마시면 항상 익숙한 풍경이 된다. 아유는 엄청난 양의 술을 마시고 뻗고, 하구는 울고,모리타는 따라울고, 타케모토는 지쳐자고, 결국 남는건 마야마와 하시모토 교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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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26편(F/L을 합하여)인 이 드라마에는 엄청난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꼭 보시길..

보너스로 단체 샷을 또 추가하자면 모카데미 시상식에서 모리타가 수상하는 것을 본 친구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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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_ㅠ. 완소 표정 ㅋㅋ(하구마져.. ㄷㄷㄷ)




마야마의 대사 중
'확실히 조용하고 느긋하고, 하지만 이렇게 약간 안절부절 하는, 그래...  봄이지..'
라고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아마 이 봄에 빗댄 표현은 청춘. 靑春  이 아닐까.
이 뿐 아니라 계절의 변화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간간히 있는데, 봄 뿐이 아니라 여름, 가을, 겨울.. 모두 청춘만이 겪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한 비유가 아닐까..


그렇다. 이 드라마는 사랑, 방황, 갈등.. 이런 청춘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한편의 드라마였다. 우정이, 사랑이 전부가 아니다. 자신을 위한 시간이 있다. 꿈도 있고, 그 꿈을 찾아 방황도 하고. 엄청나게 재미있고 신나다가도, 또 엄청 우울하고 슬프기도 하고 ..
정말 누군가의 일상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너무나도 푸르게 빛나는 것 같은 느낌.  

이 드라마가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건
어떤 결과도 없이, 그렇게 연장선에서. 드라마를 보는 내내 느꼈던, 정말로 어디엔가 오늘을 살아갈 것 같은 모습을 남겨두고 우리를 떠났다.

청춘은 끝나지 않았다.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꼭 20대여야 청춘인 것은 아니다. 언제나 마음속에 빛나는 무언가를 갖고 있다면.

그것이 청춘이 아닐까.



타케모토의 자전거 여행은 역시나 청춘의 로망인 '자아찾기'로 오해받지만, 그것은 타케모토에게 슬럼프 극복의 계기가 된다. 그리고 조금은 상


마음에 닿는 대사들이라면 너무 많아서 일일이 옮기기도 힘들다.
그 반짝반짝 빛나는 말들을 어찌 다 기록하리오 -_ㅠ. 그저 보라고 하는 수 밖에..



 나도 친구들과 함께 매년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어지고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미래를 약속한다는 것... 그 것만큼 불확실한 것이 없다는 걸 나이를 먹을 수록 점점 알아가고 있으니까.
그래서일까  모임의 횟수는 줄고 있지만, 모두들 만날 수 있는 그 한번을 더 소중히 여길 수 있게되는 것 같다.




우리가 교수님만큼 나이를 먹을 때까지, 10년 정도,
그 때 갓 서른을 넘긴 우리들은 어떤 어른이 되어있을까?
아직 먼훗날로 느껴져도 오늘은 내일로
내일은 그날로 끊임없이 이어진다.
언젠가 우리들도 더욱 어른이 되어
마치 어렸던 시절이 없었던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런 날이 오는 거다 공평하게..







                                                                              + 아 스크롤 압박으로 다 못올리겠어 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