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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학

다정다감/우리들이 있었다.

해피앤딩이 아닌 것은 만화가 아니다.
너무 현실적인 건 만화가 아니다.

일단 나의 생각은 그러했다.
 

난 보통 이미 완결이 난 만화책을 주로 본다.
중간에 끊기면 궁금증이 극에 달해서 미칠 것 같기 때문이다.
완결난 만화책의 장점은 끝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가는 과정이 완전 짜증나게 우울해도 결말이 해피하다면 난 oK이기 때문에
맨 마지막권의 마지막 장을 펴서 분위기가 갠춘하면 빌려보지만
영 아니다 싶으면 잘 안본다.


그런데 어쩌다 낚여서 본 새드앤딩의 만화 두 편이 있다. -하나는 연재중이지만 전체적분위기가 새드-
그 두편이 다정다감」, 「우리들이 있었다」. 이다.
 
다정다감은 우리나라의 박은아 작가의 작품이고
우리들이 있었다는 일본의 오바다 유키의 작품이다.

  다정다감
을 더 먼저봤었는데 다 보고나서 마음이 너무 애려서 한참을 울었다.
내 평생 새드앤딩은 처음이었다.
그 안타깝고 안타까운 감정들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다큰어른이 애들처럼 엉엉 울었다.

내가 느끼기엔 너무 현실적이었다. 새드앤딩이라는게 현실적으로 느껴진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연애에서의 자존심.
변하는 마음들.
무모한 사랑보다 현실을 택하는 주인공들..
너무 현실적이다.

특히 신새륜이라는 케릭터는.. 정말 마음이 아팠다.
원래 주인공 여자에게 빙의되서 작품에 빠지기는 나이지만
다정다감에서는 예외적이었다.
게다가 신새륜은 완전 내 타입이 아니라고 !!!

다정다감은 다시는 안볼거라고 다짐했다. 너무 마음이 아파서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이걸 또 한번 읽어서 똑같은 감정을 또 갖게 되는 것이 너무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 한번으로도 이 만화는 너무 강렬하게 남아서 아직도 그 때의 감정이 살아있다.

다신 또 이런 만화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보다 더 강력한 것이 있었다.

우리들이 있었다..



이건 아직 국내에는 12권까지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완결인줄알고 봤다;;젠장
과거형의 제목인걸 봤으면 당장 접었어야 했는데 orz.
그림체나 스토리 등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새드여서 처음부터 움찔하면서 보긴했지만
왠지 끌려 놓을 수가 없었다.

10권인가 9권쯤가면 현재 어른이 된 주인공이 학창시절의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회상하는 식으로
서술해가면서 현재로 이어진다.
마치 우울하기로 작정한듯 후회스러운듯한 말투로 과거를 말하면서...

12권까지 다 읽고 책을 덮었으나. 잠들 수 없었다.. 계속 머리에 빙빙 남아서
야노, 나나미, 타케우치, 야마모토..
등장인물들의 고통이 마음에 와 닿고, 그들의 마음의 울음소리가 머리 속에 울려서
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너무 미운 야마모토 조차 그 마음을 너무 이해할 수 있어서.
어느 누구도 미워할 수 없이 다 사랑스러웠다.
마치 내 친구들의 일인냥. 그렇게 그들이 다가왔다.

단지 연재중인 만화라 그런 것일거라 치부해 보려 했지만.. 그것만으론 설명이 부족하다.


너무 현실적인, 너무 사실스러운..
이걸 무어라 할까.
내 기준엔 만화- 라고 할 수 없는데.
 



두 작품의 내용에 대해서는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다.
직접읽고, 직접느꼈으면 좋겠기 때문에..

마음껏 울적해지고 싶다거나,
마음껏 울어보고 싶은 소녀들이라면 (훗-_-)
들 뜬 이 여름날 차분이 읽어보았으면 하는 작품이다.



+ 다정다감에는 무척 충격적인 반전이 있다.

난 완전 제 3자임에도 너무 안타까워서
먹먹한 마음을 눈물로 씻어낼 수밖에 없었다.
 -_ㅜ.엉엉




해피앤딩이 아닌 것은 만화가 아니다.
현실을 보여주는 건 만화가 아니다.
일단 나의 생각은 그렇다.

그렇지만. 끌리는건 또 어쩔 수 없는 일.
 

+ 그림출처는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