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는

원래 유치원 선생님이 꿈이었다.

아이들을 어렸을 적 부터 워낙 좋아해서 아이들이 많은 곳을 생각하다보니까 유치원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6학년 때, 나랑 제일 친했던 친구의 첫 째 언니가 유아교육과를 가는 바람에 나의 목표는 완연하게 유아교육과가 되었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도 나는 아무런 생각없이 상고에 유아교육과가 있다는 말에 상고를 지망하고 싶었다. 담임 선생님의의 만류로 대학을 그 쪽으로 진학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그렇게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고, 담임 선생님과 만나는 맨 처음 진학 상담 시간에 반배치고사의 결과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고 있던 도중, 담임 선생님이 나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셨다.


"유치원 선생님이요 ^-^*"


난 꽃까지 날리면서 샤방하게 웃었지만. 담임 선생님씨의 표정은..-_-..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그 시껍한 표정.


"야- 아이들이 보면 너 무서워해!"


아.. 이게 정령 꽃같은 소녀에게 하는 말인가!!. 그 당시 1999년도. 나의 성장은 멈춰버렸지만서도. 그 때의 키가 170이었다. 내가 늘씬한 것도 아니고 상의 66 사이즈 정도니까 하의는 -_-훗. 등치가 좀 있다.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아이들이 날 무서워한다는 그런 말을!!!!! -_- 아.오.

그 때 담임선생님은 정령 선생님을 하고 싶으면 고등학교 선생님을 하라는 것이었다. 뭐 그 때 진로가 확실하게 굳어지긴 했다. 그 당시 중학교 때 부터 완전 베스트로 지내온 친구가 생물전공으로 과학고를 갔었는데, 그 친구와 지내다 보니 나도 생물이 너무 재미있고, 좋고 해서 막연하게 biology라는 학문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의 꿈이 좌절되었다는 충격보다 어쩌면 조금 겸허히 운명(?)을 받아들인 것도 같다. 그래서 고등학교 1학년 때 부터는 생물선생님- 으로 꿈이 바뀌었다. 우리 부모님들은 뭐랄까. 막 공부 쪽으로 닥달을 하신다거나 그런 편이 아니셔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그런 말씀을 평소에 해주시지 않았었다. 그래서 솔직히 이과, 문과 이런 것도 잘 몰랐었다. - 중학교 때도 보통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상고, 공고의 개념을 잘 몰라서 너무 가고 싶어했었다. 난 예대, 공대 삘로 생각을;; - 암튼 그랬었는데, 물리 선생님이 노트정리를 열심히 하는 날 보시더니 - 우리 학교는 프린트로 다 나가서 노트를 만드는 아이가 없었다.


"너 이과 올꺼지?"


라고 물으셨다. 나는


"이과가면 과학 배워요?"


라고 물었고, 선생님은 그렇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나는 이과를 갔다. 1학년 때의 내 성적은 우수우수했지만, 아주 썩 빼어나게 잘하는 것은 아니었다. 고 1때야 다들 우수하지 않던가. 우리반에서도 1,2등 하던 아이들만 이과를 가고 그 밖에는 다들 이과를 꺼려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말 -_- 뭘 몰랐으니 그런건지 너무 당당하게 이과를 지망했고, 또 이과 생활을 했다. 생물 공부를 하는게 너무 좋아서, 암기 과목이라 칭하여 지는 과목들은 정말 거들떠도 안보고 일반생물학책까지 사서봤다. 또, 미래에 선생님이 될 준비를 한다고, 꼴에 생물 시험 때가 되면 친구들을 모아서 방과 후에 시험범위 총정리를 해주곤 했다.



뭐.. 결국은.. 교직이수의 자격이 미달되는 나머지 - 사범대가 아니라 정교사 2급 자격증을 정원의 10%에게만 부여한다. - 나의 꿈은 좌절이 되었지만, 언젠가는 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아직까지 있다. 나는 생물을 학교에서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고, 생물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생물을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끔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은 것이니까. 그러기 위해서 나는 생물을 전공으로 하기 위해서 다시 수능을 보는 것을 선택했고, 생물교육과가 아닌, 생명과학과를 선택한 것이니까. 휴. 난 할 수 있다. 생물 선생님..


요즘 내가 너무 미래가 어두워서 너무너무 벅차고 힘겨운데, 이렇게 자꾸 내 꿈을 내가 나에게 말해주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안그러면 너무 무서워서 이것도, 저것도 다 놔버릴 것 같아서.. 아자아자 힘내자 !!.





+ 나는 이 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어, 나는 이 것 밖에 하고 싶은게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