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상/문학

책 - 7월 24일 거리 ; 요시다 슈이치

 요시다 슈이치의 책은 [워터]로 먼저 접했었는데. 그 책을 읽을 때 수영장에 와 있는 느낌이 들어 내 방에서 락스냄새가 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건 요시다 슈이치라는 이름보다도 순전히 독특한 책 제목 때문이지만, 대출의 결심을 서게 한건 각 부제들이었다.

1. 인기많은 남자가 좋다.
2. 남이 싫어하는 여자는 되고 싶지 않다.
3. 늘 들어주는 역할이다.
4. 의외로 가족 관계는 양호하다.
5. 첫 경험은 열 아홉살.
6. 타이밍도 좋지 않다.
7. 때로 순정만화를 읽는다.
8. 밤의 버스를 좋아한다.
9. 아웃도어는 싫다.
10. 실수하고 싶지 않다.


 '누구나 다 보통 이래' 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정말 누가보면 민망할 정도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내 경우를 보면; 나는 잘 몰랐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인기가 많았었고;(휴..) 만 19세에 첫사랑을 만났으니.. 책에서 보면 열렬한 사랑을 하는 사람은 의외로 가족관계가 나쁘다고 한다. -_-a(정말그래?) 책을 다 읽기 전엔 이 이야기들이 주인공인 '혼다' 양의 이야기일 줄 알았지만. 읽고보니 혼다 동생의 애인. '메구미'의 자기 분석의 결과였다.  

 "그래서, 마지막 10은?" 하고 나는 물었다. 그 마지막 이유에 어떤 해답이 담겨 있을 듯한 직감이 들었다.
 "마지막은 '실수를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라고 메구미가 말했다.
 그 순간 무슨 말인지 몰라, "뭐?" 하고 되물었다.
 "난 어떤 일에 대해서든, 실수하고 싶지 않다는 전제를 깔지 않으면 시작을 못 해요."
 "실수하고 싶지 않다는 게, 무슨 뜻인데?"
 "그러니까, 내가 혹 실수를 하는 것 아닌가 시은 방향으로는 절대로 가지 않는 거죠. 실수라도 좋다는 각오로 누군가의 가슴에 뛰어들지 못하는 거죠."
 거기까지 들은 나는 "아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를 포르투갈의 리스본이라 생각하며 사는 혼다. 그녀에게는 학창시절부터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다. 사토시, 그의 커플은 어디에서든 반짝반짝 할 정도로. 누구에게나 동경의 대상이었다. 혼다는 어른이 되어나간 동아리 모임에서 사토시와의 재회를 갖게된다. 결국 그와의 만남을 갖게되지만 그의 옛연인과 그의 사이에 낄 수 없나는 불안감을 갖는다. 동경의 대상을 통해 돌아보게되는 자신의 초라함. 그 때문일 것이다. '그와 나는 어울리지 않아!' 라는.. 그녀가 자신의 동생 코지메구미의 만남을 그런 이유로 반대했듯, 자신 또한 자신 스스로에게 그렇게 비춰지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내가 연애를 통해 느꼈던 것과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 스스로 놓아버렸던, 그 사람에게 갖던 이유모를 낯설음, 두려움, 불안감이 실수하고 싶지 않다는 내 마음. 그 마음이였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수를 두려워하던 혼다가 사토시에게 가지 않을 줄 알았지만. 혼다는 해냈다. 그녀는 실수를 할지도 모르는 자신을 용서했다. 아주 용기있게..

"그러니까 나도, 한 번쯤은 실수를 해보겠다고."

 나는 열차에 올라타면서 그렇게 말했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내내 움츠리고 있는 것보다, 실수를 저지르고 우는 한이 있어도 움직여보려한다.

 도쿄행을 타는 혼다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글은 마무리를 맺었다. 책을 덮으면서 혼다처럼, 메구미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결국 대리만족을 바라는 것이었다. 나는 실수할 자신이 없으면서. 그래서 아직도 두려움에 떨고 있는 주제에..

 책을 읽으면서 매번 느끼는 것은 나는 평범하구나. 라는 것. 이렇게나 책 속에서 나의 면면을 자주 발견하니까.. '나도 이런데!' 하는.. 생각 후 떠오르는 질문은 '다른 사람들도 이럴까?'  이 책에서도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혼다의 모습에서, 메구미의 모습에서 또 얼마나 자신을 느꼈는지 나는 너무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