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는

요즘 몹시 외로워졌다.

아마도.
그의 결혼식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리라..

오늘 그의 부탁을 거절하고 일부러 집에 남아있었다.
몸이 안좋기도 했지만. 아니, 어쩌면 아프길 바랬을지도..

동아리 선배들께 언니를 소개하는 자리.
언니가 어색해할지도 모른다고 함께 가달라는..
누구에겐 배려, 그 누구에겐 상처


그가 내 곁에서 항상 활짝 웃어주었을 때도. 그 마음이 내 것이라고 생각 못했을 정도로.
나는 단 한번도 그의 마음을 탐한 적이 없다.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한번도 내 것이 되기를 원한적도 없다. 그게 당연한 것처럼. 그랬다.


입버릇처럼 지난 일년동안 그를 보낸다면서, 보낸다면서, 보낸다면서 나는 하염없이 보낸다는..
그 말뿐이었다.


오늘 홀로 방안에 앉아 고민하고 고민하고 고민하고.
약속시간이 다가오는 동안
준비는 다 해놓고 전화기만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거절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을 알면서 섭섭해할 그의 얼굴이 떠올라
난 그저 하염없이 망설이는 일밖엔..
할 수 없었다.

결국 집 밖으로 나와 버스에 오르려다가.

전화기를 들고. 갈 수 없겠노라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얘기했다.


해야할 일은 산더미인데, 손에는 아무 것도 잡히질 않는다.
넋놓고 모니터 앞에 앉아 뭐라고 뭐라고 떠드는 화면만 멍하니 바라보면서
'갈껄 그랬나.' 하는 생각을 멍청하게 해보았다.



이제 나는 아무 것도 해서는 안되는데,
나는 아무 것도 해서는 안되는데,
남들만큼 하는 것도 나는 안되는데..
나는 안되는데,,


미련스럽게 나는 또 울고만 있다.
이것 밖엔,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다.



이젠 사랑이라고도 할 수 없는 이 지저분한 감정을,,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