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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오늘 짜증났던 일.

차에 엠프랑 마이크를 싣고 가야겠다고 안그래도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A선배가

"형차로 싣고 가려고 했는데, 형이 차 쓴다고해서
             네가 좀 운반좀 해주면 안되냐, 그거 무거운데 후배들 시키기 좀 그래서."

라는 말에 알았다고 말했다.

축가팀이 총 5명인데 A선배, B선배, C선배 나, 내 동기녀- 이다.


마이크랑 보면대 같은건 실을 수 있겠지만 엠프는 무거워서 못든다고 했더니 C선배랑 같은 동네니까
태우고 오라고.. 내가 C선배 기숙사 살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 A선배와 B선배가 학교로 와서 싣고 가기로 했다.
그런데  알아봤더니 그날은 집에서 가신다더라.
그래서 C선배를 태우고 가기로 했다.


그런데 B선배랑 C선배가 덩치가 좀 있으시고, 엠프를 트렁크에 싣게되면 고장이 날 것도 같고.
뒷좌석에 싣게되면 아무래도 3명이 타는건 무리가 갈 것 같아서 B선배가 본인은 빠지시겠다고 하셨다.
그래도 원래 같이 가기로했는데, 그리고 학교에서 제일 가까운데 따로 가기도 좀 그렇고 해서
트렁크에 실을 수 있겠지 싶어서 걍 일단 다 같이 가는걸로 하기로 했다. 뭐 정 안되면 안고 가자고..

A선배가 "학교 올 때 C선배랑 같이 만나서 오라고" 그러면서 "들려서 나도 태우고 가라고.."
C선배는 한동네지만 A선배는 방향이 아예 다르다 -_-;; 굳이 비유를 하자면 우리가 가는 방향은 후문쪽이고, 선배가 사는 동네는 정문쪽이라 읽지만 정문이 가까울 뿐인 곳이다. B선배는 가는 방향에서 조금만 더 돌면 되지만 A선배는 아예 방향이 다른 -_-;
그래서 땀을 좀 찍어줬더니 에에! 알았어 알았어~ " 라고는 하셨지만 -_-그게 또 사람이;;

집에서 3분을 다 태우고 가는 루트를 연구해보고 결국은 다 태우고 갈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연락하겠다고.. 암튼 이래저래 해서 3분을 다 태우고 학교에 가서 짐을 싣고 예식장으로 갔다.
내가 상암동에 가본 적이 없어서 엄청 쫄아있었는데, 다행히 내부순환도로를 타고 가다보니
안내표지판이 있어서 그걸보고 따라갔고, 선배들이 잘 얘기해주셔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뭐 축가를 부르고 어찌하고..



선배가 폐백이 늦어졌는데, 우리는 신혼여행지로 바로 가셨나; 싶어서 (못찾았다;;) 모두들 선/후배들 오랜만에 모인김에 2차 가자고 해서 다들 들떠있었다. 나는 당연히 선배들이 한명이라도 같이 타고 가서 짐내리고 신촌(2차장소)을 갈 줄 알았는데, 갑자기

"애들 데려가서 짐 내리고 들어가" 라고 하시는거다.

그러면서 막내들을 착출 "너, 너, 너, 너 같이가서 짐 내리고 택시타고 신촌으로 와"

난 처음에 이해를 못해서 멍하니 있었다. 뭐 약속있는 줄 알았던 것 같은데...
약속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시간되냐 올 수 있냐 약속이 몇시냐 정도는 물어볼 수 있지 않나??
나도 오랜만에 후배들도 만났고, 선배님들도 뵜고, 내 동기도 있고 엄청 신났는데,
그리고 그동안 같이 연습한 축가팀인데.


나는 단순히 짐꾼이 된건가. 태워달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필요없으니까 버리는건가,
애들 고생시키기 싫다고 할 때는 언제고 뭐지, 애들 신촌갈 택시비만 주면 다인가, 난 길도 모르는데..

 
뭔가 휑하니 버려진 느낌도 들고, 진짜 눈물이 막 핑 돌았다.
굳어진 내 표정을 보고 좀 놀라서 풀어줄려고 하는 A선배의 장난도 못받아줄만큼 너무 서럽고 서러워서 진짜 눈물이 막 나려고해서 그냥 차로 막 가버렸다.
 
주차비하라고 돈쥐어주는게 더 짜증났었다.
그 땐 제대로 삐뚤어져서 "먹고 떨어져라 이건가" 이런 생각까지 들 정도로 많이 삐져있었다.

하긴 뭐 주차비라도 안주셨으면 주차비 내면서 더 삐졌을지도 모르겠다.
기름값이야 뭐 내가 좋아하는 사람 결혼식에 축가를 부른다는 기쁜 마음으로 한거니까
처음부터 받을 생각도 없었지만 -_-


아. 내가 성격이 드러워진건가. 아니면 요즘 괜히 기분이 그래서 별거 아닌거에도 상처받아 그런건가.
에잇 젠장.
뭐 내가 이상한 기대를 해서일지도 모르겠다.
A선배랑 전에 잠깐 만났던 적(사귀었다고 하기엔 기간이 너무 짧아서;;)이 있었는데... 지금은 헤어져서 그분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지만 그래도 난 좋은 감정이 있었고, 좋은 사람이고, 그만큼 친하다고 생각했기에 기대했을런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무례하진 않을꺼라고..

휴. 바보다.


아마 차 타기 전에 선배 얼굴을 못봤으면 후배들 있는데서 엉엉 울면서 운전했을지도 모르겠다.
마침 폐백 끝나고 우릴 찾다가 날 발견한 선배가 이름 불러서 인사해주지 않았으면 -_ㅠ. 흑흑.

아.. 이래서 내가 선배를 안좋아할 수가 없다.





(결론이 뭐 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