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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티켓

수애의 재발견 - 님은 먼곳에 (아마도 스포가.?;)

 난 보통 영화를 고를 땐 배우를 보거나, 지인들의 추천을 받거나, 제목이 끌리는 걸 고른다.
하지만 이 영화는 김추자의 노래를 부르던 수애의 목소리에 반해 고르게 되었다. 메가TV보면서 강철중외에 유료를 본건 처음이다 -_-;

공허하면서도 쓸쓸한 그 목소리.

 난 전투신을 엄청 싫어해서(평화주의자라.. 쿨럭-_-;;) 엄포스가 나오는 부분은 거의 집중을;(죄송)

내가 느끼기엔 일부러 2%를 뺀듯 보이는 영화다.
그래서 애정이 가는 영화랄까. 
모든 걸 다 알려주고 보여주면 여운이 안남지 않는가..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의문을 갖고, 생각해볼 여유를 준다는 것이. 어찌나 감사한지..
(이런걸 보면 주위 친구들에 비해 나의 영화적 취향은 조금 독특한 것 같다.)

하지만  '수애를 위한 영화-' 라고 말하기엔 조금도 부족함이 없지. 싶다.
 
 수애-라는 배우는 나에게 그냥 연기자- 였다. 단순히 직업이 연기자인 사람. 9회말 2아웃을 재밌게 보았어도. 그저 작가가 글을 잘썼다고 생각했지 연기자들에게 빠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영화.. 나는 어느 순간부터 수애가 아닌 순이를 보고 있었다.   

늘 표정이 같다고 생각하고 지나쳤던 배우가. 눈빛이 다르고 표정이 달랐다.
내가 너무 무심했구나!!. 
그녀의 배우적 카리스마가 이 영화에서 조용히 드러나고 있었다.

 뭐 줄거리를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원래 난 학창시절 때도 독후감은 꽝이었다. -_- 다독으로 받은 적은 있어도 잘써서 받은 적은 없었다. 원래 줄거리- 에 좀 약하다. 드라마도 줄거리보다 사건에 집중을 하는.; 그래도 살짝 도입만 말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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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땡기면 영화를 보라!!

이름에서 느껴지듯 전형적인 대한민국 아낙의 모습의 순이. 그녀의 삶의 낙은 김추자의 '늦기 전에' 를 부르는 것이다. 사랑없이 한 결혼에 남편은 결혼 후 바로 군대로 도망치고, 시어머니와 둘이 살고있다. 손이 귀한 집이라 시어머니 등살에 한달에 한번 꼬박꼬박 면회를 가지만 남편은 순이를 여자로 봐주지 않는다. 그나마 한달에 한번 보는.. 그마저도 싫어서인지 사고쳐 벌 받았을 때 영창/월남행中 월남을 택한다. 아들찾아 어디있는지도 모르는 월남을 간다는 시어머니를 대신해 남편을 찾아 떠나는 순이. 월남위문공연단으로 가면 민간인도 여권이 나온다는 말에 팀에 합류하여 함께 월남으로 간다.

 처음은 미군부대였다. 처음 입어보는 야한 옷, 야한 화장, 낯선 남자들, 어색한 팝송. 순이는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도망치지만 한국군들을 위한 무대에서는 낯익은 언어, 낯익은 얼굴들, 친숙한 분위기에 회를 거듭할수록 순이는 써니라는 이름에 점점 적응해간다...


 이 영화 장르가 전쟁영화인지 자아찾기用 성장영화인지 한국의 조강지처상을 보여주고 싶은건지 휴머니즘을 보여주려는 건지 아님 몽땅 다인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음악영화였다.
 처음도. 중간도. 끝도. (그래요 저 이런거 몰라요)


베트공에 붙들려 죽음이 눈 앞에 온 상황.
순이는 언어는 몰랐지만 노래는 부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과 함께 지내게 된다.

멜로디와 리듬은 세계의 공용 언어이다.

그러던 중 미군의 공격이 시작되고 굴에서 모두 끌려나온다.
미국 국가인지 뭔지 여튼 노래를 부르는 정만(장진영).
덕분에 베트공이란 오해를 받지 않고 무사히 목숨을 건지게 된다.

이러니까 음악영화같잖아. 역시 음악이 짱! 이런거.
(솔직히 음악영화라고 하기엔 음악적요소가 적긴하지만 음악을 빼곤 생각할 수 없으니.)

살벌한 전쟁통 속이라도 음악앞에서 모두 총을 내려놓는 것을 보여주는 이유는
미군.한국군.베트공이 아니라 미국인.한국인.베트남인.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어하는지도..
음. 역시 휴머니즘 영화인건가 -_-a

 


 마음에 드는 스틸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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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를 보다가 잠깐의 외도-로 전쟁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나는 전쟁을 모른다. 책에서 접한 전쟁이야기들, 영화로 보던 한국 전쟁, 뉴스로 보던 이라크 전쟁. 그 것이 내가 머리로만 알고 있는 전쟁이다. 시끄러운 총소리, 내가 싫어하는 신체적 아픔, 그리고 만분의 일밖에 공감할 수 없을 것 같은 정신적 고통. 그게 다이다.
 솔직히 학교에서 배울 때도 별로 귀담아 듣지 않았고, 뉴스는 언제 끝나는지만 체크했다. 전쟁이 전부인 영화는 선택하지 않았고 중간중간 나오는 영화는 집중하지 않았다. 싸움이 싫다.
  적(敵)이라는 개념도 학교에서 배우던 과거의 전쟁들, 현재도 남아있는 과거의 잔재들로 인해 '아..그것을 말하는 것 인가?' 하는 정도로만 인식되고있다.
 나에게 총을 겨누면 적이되는 전쟁통 속에서 베트공 아니, 베트남사람들의 어르신이 '한국군은 평화를 위해 월남에 왔다.'고 말하는 정만에게 '너희에게 평화는 무엇인가' 라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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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은. 딱 좋게 끝난 것 같다. 억지스런 해피엔딩이 아닌 딱 그럴싸하게.



 뭐랄까. 뭐라고 딱잘라 말하기엔 어려운 영화다. 별다섯개는 아니어도 4개반정도는 되는?
하지만 적어도 나에겐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 중의 하나이다.
아쉬운건 장진영정도? 기대를한 탓일까; 연기는 좋았지만 자꾸 겹치는 케릭터가..


 나는 영화를 잘 모른다. 그렇다고 배우를 잘 알고 그 배우의 스타일로 영화를 찾아보는 것도 아니다.
영화는 좋아하지만 영화관이 체질에 맞지 않아 잘 못가는 나는, 남들처럼 신작을 불을켜고 찾아다니며 보는 타입도 아니고, 어느 감독이 어떤 철학을 갖고 영화를 만드는지도 관심없고, 촬영기법이 어쩌고 저쩌고... 이런 것도 모른다. 영화를 보면서 공부를 하고 싶지는 않기에 별로 관심이없다. 영화를 관람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얻어갔느냐가 중요한게 아닐까.
 (나의 무지에 대한 궁색한 변명같다만..) 


 

+ 짝귀(성함을 잘 몰라서;)님의
무심한듯 시크한(풋) 코믹요소는 일품 -_-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