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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티켓

공.기.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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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화관에 갈 일이 생겨서 들뜬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갑자기 생긴 티켓이라 어떤걸 봐야할지 고민했는데
영화관 사운드에 좀 힘겨운 나라서 늘 3M 이어플러그(?)를 구비하고 가야했는데
이번엔 미처 구하지 못해서 좀 잔잔한 영화를 선택했다.

그것이 배두나 주연의 공기인형.

보통 영화를 선택할 때는 사전에 검색을 마치고 평을 본 뒤 고르는데
이번엔 정말 목록에서 그냥 찍어버린. 그래서 더 두근두근하고, 몰입하며 볼 수 있었다.


난 일본영화 특유의 그 정적인 느낌과 약간은 지루한 듯한 전개가 참 좋은데
공기인형 역시 그러했다.


좀 놀랐던 것이 공기인형- 이 뭔지 모르고 봤는데
일본에서 남성들의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성인용품(?)중 하나였다.
그래서 18세였나보다.


배두나와 좀 닮은 듯한 인형이 자연스럽게 배두나로 바뀌는데
그녀의 눈빛, 행동 등은 정말 공기인형처럼 느껴졌다.
특히 공기가 주입될 때의 변화등,.
관찰을 많이 하면서 공부를 많이 한 것 같았다.

그리고 인형의 경계부분 등 화장을 통한 공기인형의 섬세한 표현 들도
영화를 보는 내내 감탄하며 보게 하였다.

괴물 이외의 다른 작품들에서 그녀의 연기를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인지
나는 그녀의 연기에 조금 놀랬다.
배두나가 이정도의 연기를 했었는가!!.


마음을 갖게 된 인형의 이야기라는 한줄 문구(포스터에 있는)만 보고는
아기자기하고 예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너무도 현실인 엔딩을 맞이했다.
조금은 슬프고, 씁쓸한 마음을 남겨 준 영화.

이 영화에서 가장 주제를 잘 함축하고 있는 대사는
'넌 그 누구의 대신이 아니야' 랄까.
괜히 나까지 울컥해져서는. 마음이 짠해졌다.


당신은 이 영화를 어떻게 이해했습니까?- 에 대한 감독의 질문에
나름의 생각을 할 관객들을 위한 장치로,
문제를 풀기 위한 열쇠들이
마치 보물찾기처럼 곳곳에 숨겨져 있다.


사랑을 해서, 사람이 되려고 했던 공기인형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 채,
너무 서글픈 현실을 맞이하고 끝을 맺게된다.


마음이 빈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마음만 있는 공기인형이 있었던 이야기.


 


+ 오기다리죠와의 해후는 무척 반가웠다.


 +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은
사람처럼 약속된 휴식을 맞이하기 위해
펌프를 버린 노조미가
'나도 이제 나이를 먹는다'
좋아하던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