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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도를 아십니까.

 간만의 포스팅 -_- 힘들고나. 개강을 했더니만 컴터 한번 하는 것도 쉽지가 않아-_ㅠ..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건 학원알바 !!! 나의 소싯적 생각이 나누나;;; 나도 학원을 다녔었드랬지...
중학교 1학년 애들은 이제 막 중학생이 되어서 초등학교와 다른 학교생활에 적응을 하느라 아직 어리버리, 조용한 상태이다. 반면, 2학년 애들은 이제 좀 뭘 안다고 아주 장난꾸러기 들이다. 3학년들은 조용한 소녀들밖에 없어서 열공하는 분위기로 수업하기가 아주 편하고 즐겁다. 수업이 기다려질 정도..

 그렇다. 나를 힘들게 하는건 중2 아해들.;

 걸핏하면 재밌는 얘기 해달라, 무서운 얘기해달라.. 요즘 난 가위 한번 안눌려봤다고 무시당하고 있다. 나도 학창시절에 그랬던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뭐.. 덕분에 평소에 잊고있었던 에피소드 등이 간간히 생각이 나서 이렇게 포스팅도 한다. 그 중 하나가 '도를 아십니까를 만난 이야기다.

 때는 2004년 여름이었다. 명동에서 친구를 만나고 집으로 있던 중, 이쁜 여자분이 다가와 길을 물었다.
이쁜언니를 보자 또 즐거운 마음에 열심히 설명을 해드렸더니, 갑자기 나에게 얼굴에서 빛이 난다며 영적인 기운이 있으신 분 같다더라. 칭찬에 약한 나로서는 또 기분이 좋아서 헤벌쭉 하고 있었는데,

 그분 曰 나로 인해서 집안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리 말하더라. 2003년 내내 안좋은 일이 좀 있어서 나는 참으로 혹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여자분이 뭘 들어야 한다고 그러시더라 무슨 책이름 같았는데 영문인가? ..  처음보는 사람을 무작정 따라가기도 좀 그렇고 암튼 삐질삐질. 하지만 나의 또 쓸데없는 호기심이 발동하여 따라간다고 ok를 해버린거다.

 내가 간 곳은 사가정이었는데, 무슨 한의원 건물 맨 윗층으로 그런 건물에 왠 가정집이 있더라;; 안으로 들어갔더니 내 또래의 청년들과 아가씨들이 좀 있고, 암튼 정말 무슨 가정집 같았다.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돈이 필요한다 하길레

 '아, 이 사람들 이런식으로 돈을 벌기 위해 접근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때 마침 동전밖에 없어서 이것 밖에 없는데요 하고 5백원도 안되는 동전을 그러모아 드렸다. 10원까지 싹싹 긁어가더라;; 저는 기독교라서 제사 안지낸다고 했더니 절 안해도 된다고 뭐 그러하더라. 한복입으라해서 ㅎㄷㄷ 하면서도 또 갈아입은 나..;; ㅋㅋ

 암튼 제사를 끝내고 사복으로 갈아입은 후, 어떤 방으로 가서 선임을 만났다. - 솔직히 정확한 기억은 안난다만 이런식의 인연으로 가르침을 준 사람을 선임, 가르침을 받은 사람을 후임이라고 한다더라. 선X, 후X였지만 군얘기를 많이 들어온 탓인지 저 단어밖에 기억이 안난다.; - 그러고 주전자에서 뭘 따라서 주더라. '약탄거 아닐까' 하는 마음에 쭈뼛거리고 있었는데 그 선임이라는 사람이 먼저 마시더라. 그래서 따라마셨더니 약간 미끌미끌한 맛이나는 맹물이었다. 뭐냐고 물었더니 내 주민등록번호를 적었던 부적-제사 전에 이런걸 적었더랬다.-을 태운 재를 탄 수돗물이라더라; 어쩐지 미끌거리더라니..
신기하지 않냐면서, 제사를 통해서 수돗물이 이런 맛으로 변한 것이라며 신이 어쩌고 저쩌고.. 그 사람 말로는 카이스트의 어떤 사람이 이 물을 가지고 분석을 했는데 육각수라더라 ㅋㅋㅋㅋㅋ 나도 전공이 그쪽이라고 sample좀 달라고 했더니 안된다더라 ㅋ 내가 알기론 차가운 물일 수록 육각수에 가깝다던데 그 물은 미적지근했는데 과연.. 그리고 수돗물이면 불순물이 많을텐데 그걸 재가 다 걸러냈다는 것인가? -_-;; 말도안되!!.

 뭐 암튼. 바쁜일이 있다면서 튀어나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엄한 것 같기도하다. 가서 무슨 봉변이라도 안당한게 다행이라고 친구들이 혼을 내줬다.; 그 분들이 말하는 것이 진실일 수도 있지만,
일단 나는 그냥 내 신념대로 살런다.

 그래도 제사 지낼 때, 기독교라 절은 할 수 없다는 나의 말에 나 대신 땀을 뻘뻘 흘려가며 절을 해주신 그 분께 참 감동했다. 진심으로 남의 집안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돕는다는 생각으로 하는 것일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선임이라는 분은 원래 해야하는 것 같았고.. 한복도 엄청 불편해보이던데;;

 뭐, 사람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하여 믿고, 행동하는 것은 참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아무 신념없이 사는 사람도 많은데, 일반과 다르다고 해서 꼭 틀리다고만은 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그들의 신념이 진실일지, 그건 또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까..




+ 이후로도 엄청나게 많은 '도를 아십니까'를 만났다.
손에 꼽을 수도 없을 만큼
지인들 말로는 내가 잘 속게 생겨서 라던데..
사람 고르는 기준이 있는건가;
 혹시, 정말 빛이 나나? 후후후;;;;;;;;;;;